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는 단순한 인물 전기가 아닙니다. '어른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시대와 세대를 넘어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입니다. 교육자이자 기업인, 지역 사회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김장하 선생의 삶은 우리가 잊고 지낸 참된 어른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다큐멘터리 속 김장하의 삶을 통해 현대 사회가 다시 회복해야 할 '진짜 어른다움'의 조건들을 짚어보겠습니다.
이타심: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 삶
김장하는 평생을 타인을 위한 삶에 헌신한 인물이었습니다. 기업인이자 사회운동가로서, 자신이 가진 자원을 지역사회와 청년들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했습니다. 그가 운영하던 기업 '승산'의 이익 대부분은 장학사업과 시민운동에 투입되었으며, 그는 끝내 자식에게 회사조차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의 이타심은 단순한 기부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김장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인생을 걸었으며, 이 과정에서 수많은 갈등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신념과 행동이 일치한 삶을 살았고, 그 신념은 오롯이 ‘타인을 위한 책임’으로 귀결됩니다. 현대 사회는 자기 이익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김장하의 삶은 그 반대 지점에 서 있습니다. 오히려 그가 실천한 방식이야말로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진정한 어른의 자세임을 이 다큐는 힘 있게 보여줍니다.
책임감: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한 가치
김장하의 삶에는 공허한 말이 없습니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에 대해 책임을 지고 행동으로 실천한 인물이었습니다. 특히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수십 년간 이어진 시민운동과 민주화운동 지원은 그의 강한 사회적 책임 의식을 잘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그는 당시 불의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이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왔으며, 자신도 여러 차례 탄압과 감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때론 사업에 불이익이 따르는 상황에서도 옳은 일을 선택했습니다. 또한, 장학사업과 지역 시민단체 후원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수십 년간 지속된 실천이었습니다. 그는 이름을 내세우지 않고 조용히 지원했으며, 수혜자들조차도 뒤늦게 그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겉으로만 책임을 강조하는 많은 지도자들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부분입니다. 진정한 어른은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책임을 삶 전체로 끌어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김장하는 보여주었습니다.
겸손과 조용한 리더십
현대사회는 목소리가 큰 리더를 쉽게 주목합니다. 그러나 김장하는 조용하고 낮은 자세로 조직과 사회를 이끄는 ‘겸손한 리더’였습니다. 그는 언론 노출이나 개인의 명예보다 결과와 실천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렸습니다. 그가 보여준 리더십은 ‘함께 하는 힘’이었습니다. 구성원들을 독려하고, 필요할 때는 한 발 물러섰으며, 항상 상대의 이야기를 먼저 들으려 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속에서는 그와 함께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선생님은 늘 조용히 곁에 계셨다”고 회상합니다. 그의 말에는 무게가 있었고, 행동에는 일관성이 있었습니다. 오늘날처럼 변동성이 크고 불확실성이 높은 사회에서, 김장하의 리더십은 ‘변하지 않는 가치’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지는지를 말없이 증명합니다. 또한, 그는 직책이나 지위가 아닌 ‘신뢰’로 사람을 이끌었습니다. 스스로를 낮추고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는 그가 끝까지 ‘어른’으로 존경받을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입니다.
<어른 김장하> 다큐는 단지 한 사람의 위인전이 아닙니다. 이 다큐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어른이란 어떤 사람인지를 다시 묻게 됩니다. 김장하는 이타심, 책임감, 겸손한 리더십으로 평생을 살아왔으며, 그 실천은 세대를 넘어 지금 이 시대에도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진정한 어른의 조건은 거창한 명예나 업적이 아니라, 삶의 자세와 타인에 대한 태도에 있다는 것을 그는 말없이 보여줬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가 다시 김장하 같은 어른을 필요로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